애기야 집에가자 Occupational Therapy

매일 2:30~2:50은 85세 박할머니와 함께 치료하는 시간이다.
첫 날 인사하겠다고 불쑥 내민 나의 오른손엔 지금도 할머니 손톱에 꼬집혀 흉터가 세개나 자리잡고 있다.
할머닌 연세도 많으시고 치매도 오셔서 최대한 일상생활에 관련한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숟가락, 젓가락질, 병 뚜껑 열기, 지퍼열고닫기, 단추 끼우기 등
옆에서 엄청난 que를 드려야 가능하지만...

할머니는 '모든 여자 = 아줌마'라고 통칭하여 부르신다.
하지만 유독 나에겐 '애기야'라고 아주 다정스럽게 부르시는 모습에 나도모르게 할머니에게 애교를 피우게 된다.

치료실에 들어온지 1분도 안되서 딸을 찾으시며 "아줌마 집에가자"를 외치시다가
따님이 안계신걸 확인하시고는 "애기야 집에가자"며... 치료를 완강히 거부하셨다.
그 순간 내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은..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이 김정은 손목을 낚아채며 아는말..."애기야 집에가자!!"
안그래도 요세 싸인 때문에 박신양에게 푸욱~빠져있는 나인데...^^;;

할머니 앞에선 아직도 애기가 되어있는 날 바라보며...
한달이 훌쩍 지났음에도 내 이름 석자 기억못하시지만,
이젠 혼자 조끼도 입으시고, 치료실을 나가시며 불을 꺼주시고...^^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이 나는..조금더 가족같이 생각하는 그런 치료사로 거듭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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