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 neglect 할아버지... OTR 1년차

거의 semi coma상태로 병원을 찾아오신 Rt.hemiplegia d/t cbr.infarction 할아버지..
Eye contact도 전혀안되고...neck control도 안되서 항상 고개를 푸욱 숙이고 계셨던 할아버지..
대체..어떤 activity를 드려야할지..
내가 어떻게 치료를 해야 뭔가 더 나아질지..
그래도 두 달이 지난 지금 오른손으로 악수도하고, eye contact, neck control 다 가능해지신상태..
조금만 더 재활을 받으시면 좋아지실텐데...
못난 자식분들께서 요양병원으로 보내신단다..
할아버지 명의로 된 아파트도 팔아버리시고..
지금 그렇게 요양병원으로 가버리시면...
금방 욕창도 생기고..관절구축도오고..휴..
아침에 가신다고하셔서...9시 첫타임 환자를 보고
병실에 올라갔다.
짐들 사이에 누워계시는 모습을 보고..
악수를 청하고..평소처럼 얘기를 건네고..
아무 대답은 없으시지만...
오른쪽 눈에서 흐르던 눈물에..나도, 간호쌤도..
왈칵 눈물이 나버렸다..
건강하실 때 자식들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를일이지만...
그래도 부모님인데..이런 상황을 알고 눈물을 흘리셨는지는 모르지만..
인사를 하고 치료실로 돌아온 후에도..
그냥 계속 할아버지 생각에..같은방에 계신 다른 환자분께 가셨는지..딸은 왔는지..계속 묻게되고..

오늘밤은 새로운 그 곳에서,
낯선 그 곳에서,
또 외롭게 보내야 할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난 또 새로 맘을 다잡는다.

첫 경험..

첫 경험.
제목만보면 뭐가 싶으실꺼다..
Dx. Myelopathy 척수병증. 원래 다른선생님께서 담당이셨던 환자분.
두번째 외래로 오신날 의자에서 일어나시다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자리에 주저앉아버려서..
정말 심장이 덜컹 내려앉아..혼자 얼굴이 빨게져 어쩔줄 몰랐었는데..
그렇게 3개월을 매주 화,목 3:30분 타임을 만났었다.
갑상선 수술을 두어차례 받으시고, 꾸준히 방사선 치료도 받으시던 그 분은 온 몸에 살이라곤 눈에 보이지않고..
메뉴얼하려고 어깨를 잡으면 정말 scapula가 어떤 형탠지 만져지고..
자기 팔하나 책상위로 올리지 못하시는 그 분, 최대한 근력 유지 쪽으로 치료를 시행하고있었다.
그리곤 저저번주 목요일.
부산대병원에서 갑상선 진료받으시고 다시 병원으로 오셔서 여느때와 다름없이 치료를 받고 가셨다.
그리곤 저번주 화요일.
코디쌤 쪽지 한 통. 그 분 스케쥴 빼신다고..
난 그냥 개인적인 사정이라 못오시는줄 알았는데, 화욜 오전 컨퍼런스 마치고 코디쌤이 조용히 날 불렀다.

"쌤...000님 목욜날 병원오셔서 치료받으시고 난 후에 컨디션이 갑자기 안좋아지셔서..화요일날 돌아가셨데요.."

대체 이럴 땐 어떤 반응을 해야할지 막막해져..

"네?? 아...그래서 스케쥴 빼신거였나봐요.."

내 담당환자가..분명히 저번주 까진 웃으며 치료를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아직 40대 중반이셨던 그 분은..부인과 아들,딸을 두고 그렇게 먼 곳으로 떠나셨다.
짧은 시간이었지만..조금 더 관심을 가져드리지 못했었던 나에 대해 조금 질책하게되는..
부디.. 그 곳에선 편히 쉬시길 정말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애기야 집에가자 OTR 1년차

매일 2:30~2:50은 85세 박할머니와 함께 치료하는 시간이다.
첫 날 인사하겠다고 불쑥 내민 나의 오른손엔 지금도 할머니 손톱에 꼬집혀 흉터가 세개나 자리잡고 있다.
할머닌 연세도 많으시고 치매도 오셔서 최대한 일상생활에 관련한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숟가락, 젓가락질, 병 뚜껑 열기, 지퍼열고닫기, 단추 끼우기 등
옆에서 엄청난 que를 드려야 가능하지만...

할머니는 '모든 여자 = 아줌마'라고 통칭하여 부르신다.
하지만 유독 나에겐 '애기야'라고 아주 다정스럽게 부르시는 모습에 나도모르게 할머니에게 애교를 피우게 된다.

치료실에 들어온지 1분도 안되서 딸을 찾으시며 "아줌마 집에가자"를 외치시다가
따님이 안계신걸 확인하시고는 "애기야 집에가자"며... 치료를 완강히 거부하셨다.
그 순간 내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은..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이 김정은 손목을 낚아채며 아는말..."애기야 집에가자!!"
안그래도 요세 싸인 때문에 박신양에게 푸욱~빠져있는 나인데...^^;;

할머니 앞에선 아직도 애기가 되어있는 날 바라보며...
한달이 훌쩍 지났음에도 내 이름 석자 기억못하시지만,
이젠 혼자 조끼도 입으시고, 치료실을 나가시며 불을 꺼주시고...^^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이 나는..조금더 가족같이 생각하는 그런 치료사로 거듭나길..!!!!

 


"벼랑에서 떨어지면, 날아오르는 법을 알게 되죠." Occupational Therapy


뉴욕 대학병원에서 받은 재활치료는 크게

physical therapy(물리치료)와 occupational therapy(작업치료)라는 두가지 과정이었다.

physical therapy는 나에게 남아 있는 쥐꼬리만한 근육을 계속 운동시켜 더 강하게 만드는 과정이고,
occupational therapy는 physical therapy를 통해 강화된 근육을 실제 생활에 써먹을 수 있게 훈련하는 과정이다.


physical therapy야 워낙 남아 있는 근육이 조금 밖에 안되니 특별히 훈련할 것이 별로 없었지만,
occupational therapy는 지금 내가 이 만큼이라도 생활할 수 있게 되기 까지 큰 힘이 되었다.
occupational therapy의 목표는 할 수 있는 것은 다한다는 것이다.
아주 사소해보이는 일이라도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더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물 마시기, 숟가락 사용하는 법, 글씨 쓰는 법, 양치질 하는 법, 면도하는 법 등등 마치 젖먹이가 하나하나 동작을 배워 가듯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연습했다.

 

"밥 잘 먹고 힘센 여자를 찾습니다." 정범진 지음...


40일차 OTR 1년차

입사한지 어느덧 40일..

이제와서야 블로그를 개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여유가 생겨서일까??

'작업치료사'

아직은 알아주는 사람이 적은 이 직업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했지만
지금 이렇게 일을 하고나서는 허튼 생각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분명 슬럼프는 찾아오겠지만, 나를 믿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으로 버텨낼 것이다.

첫 면접, 첫 출근, 첫 환자, 첫 평가, 첫 컨퍼런스...

모든게 처음이라 서툴지만 언젠가는 훌륭한 치료사가 되어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설연휴 푸욱 쉬고 내일도 출근!!^^

블로그를 통해 '작업치료'에 대해 많이 알려졌으면...
많은 사람이 '작업치료'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주었으면..
하는 자그마한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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